2006. 8. 27일 방영된 <SBS 스페셜> ‘소리가 약이 된다' 편의 방송 내용을 요약한 것이다.
미국 뉴저지에 있는 데이비스 센터, 여기에서는 목소리로만으로 건강상태를 체크한다. 먼저 취재진에게 한국말로 자기 소개를 부탁한 뒤 그녀의 음성지문을 분석했다.
“엉덩이와 무릎 근육이 좋지 않군요. 척추는 어때요? 특히 3번 디스크가 안 좋은 것으로 나오는데요."
“맞아요. 엉덩이 근육이 좋지 않고 제가 교통사고를 당해서 X-ray와 MRI를 찍었는데 의사가 3번 흉추와 3번 요추에 문제가 있다고 했어요.
피를 뽑고 X-ray를 한 것도 아니고 그저 말 몇마디 한 것뿐인데 병원에서 종합검진받은 것처럼 딱딱 맞추니까 정말 할 말이 없네요."
이 센터에서는 질병치료의 보조 수단으로 소리를 이용하고 있다. 올해 20살인 마커스도 자폐증 치료를 위해 소리의 도움을 받고 있다. 처음에는 대화도 불가능할 정도의 그였지만 소리치료 3년만에 대학에 진학해서 물리학을 전공할 정도로 변했다.
그렇다면 도대체 무슨 소리가 마커스를 치료하고 있는 걸까? 그것은 바로 모짜르트의 음악 속에서 저음을 빼고 고음만 추려낸 소리이다. 여기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센터 대표, 도린 데이비스는 “고주파는 우리가 생동감 있고 지적일 수 있도록 뇌의 인지능력을 자극합니다. 저주파가 쿵쾅거리며 감정을 자극한다면 고주파는 인지를 자극하는 에너지를 주죠."
올해 8세인 잭은 ADHD 즉 과잉행동장애를 가지고 있는 어린이로 소리에 대한 집중력이 매우 낮다. 듣긴 듣는데 주위에서 들리는 모든 소리를 산만하게 다 듣는 것이다. 이런 잭도 고음치료를 받은 뒤부터는 학교 생활 뿐 아니라 성적도 좋아졌다.
소리가 대체 뭐길래 이렇게 치료에 도움을 주는 걸까? 소리란 공기입자들의 운동으로 에너지가 전달되는 파동현상이다. 즉 중이에서 내이를 지나 신경 신호로 바뀐 뒤 뇌에 전달되어 뇌 인지능력을 자극하는 것, 그것이 바로 소리인 것이다.
그렇다면 소리는 뇌 기능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같은 사람에게 공포영화에서 소리를 뺀 영상과 영상은 빼고 소리만 들었을 때 뇌가 어떻게 반응하는 지 실험했다. 그 결과, 영상자극만 봤을 때는 전두엽만 반응했지만, 소리만 들었을 때는 뇌 전체가 반응했다. 시각 자극보다 청각 자극이 훨씬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강민주 기자)